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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거나 무섭거나 때론 웃긴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는 37세, 그 삶을 말해본다.

1978년 「루이스 브라운」씨는 세계 최초의 IVF(시험관 아기 시술)로 세상에 태어난 아기였습니다.

그 「루이스 브라운」씨도 올해로 37세가 되었으며,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말해주었습니다.

내가 태어난 것이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지요.

"세계 최초의 체외수정을 통해 내어난 인간"이란 나의 탄생 여부를 놓고, 시비를 논하는 정치가, 종교 지도자, 의사 및 과학자들에게 "시험관 아기"라 불렸습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에게 저는 단순하게 단 하나만을 의미했어요. 그건 마침내 자신들에게 아이라 불릴 수 있는 존재를 얻었다는 것이지요.


세계 최초 시험관 아기


가족에게 협박성의 말투가 적혀 있던 편지가 날아오는 일도 있었지만, 좀처럼 자식을 두지 못하는 부부들이 내 탄생에서 희망을 찾았다는 내용의 편지도 수백 통이나 왔습니다.

 

체외수정으로 태어난 나에게 사람들은 몸에 무슨 결함이 있을 거라 말하곤 했습니다. 신체적 결함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자, 다음은 내게 슈퍼맨이나 염력으로 물건을 움직이는 힘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누구는 나에게 영혼이 없다고 말하는……

 

아무래도 내가 현실에 태어났다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공포"를 보여준 것이 되었습니다.

동성 커플이 동일한 기술을 사용하여 가족을 갖게 되거나, 태어날 아기의 성별을 컨트롤 하거나, 대리모를 거래하는 등. 지금은 실제로 행해지고 있는 것도 있지만, 당시로서는 현실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IVF 기술을 사용하여, 전 세계에 5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이 땅에 생명을 받고 있습니다. 체외수정의 선구자인 「패트릭 스텝토」와 「로버트 에드워즈」는 내 중간 이름에 기쁨을 뜻하는 "JOY"를 붙여주었습니다. 지금도 IVF를 경험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그들의 큰 기쁨을 느낍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정액을 얼려서 보관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고, 생명과 관련된 아픈 병이 있어도 아기를 낳을 방법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남성 불임을 돕는 방법도 여러 가지로 발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어 감동했습니다.

 

이처럼 체외수정 및 인공수정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는 반면, 지금도 도덕적인 문제의 딜레마가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런 논쟁은 지난 몇 년 동안 변화해 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태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고, 법률도 개정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태어났을 무렵에는 동성 커플이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 되었고, IVF, 정자 기능, 대리모를 통해 동성 커플이 아이를 낳고 가족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정한 가정에서 아이가 자라는 것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IVF는 중년기 이후에 아기를 가지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단, 이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같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50대에 첫 아이를 낳는 일이 걱정입니다만, 어떤 여성이라도 나이에 상관없이 아이를 원한다는 마음은 부정하지 못합니다. 단 그들의 어린 아이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당신 역시 그곳에 있어야 한다는 점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30세 때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그녀를 만나고 싶다고 매일 슬퍼했습니다. 그때 어느 정도 젊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소중함을 통감했습니다. 어머니가 된다는 의사는 자유지만……

 

부모님은 내가 4살 때, 제왕절개로 태어났을 때의 필름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고맙게도 나에 대한 사정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덕분에 나는 다름 사람과 다른 방법으로 태어난 것을 이해하였고, 학교에서 이상한 말을 듣거나 항상 언론이 관심을 보여온 이유를 알고 있었습니다.



 

부모님, 패트릭 스텝토와 로버트 에드워즈.
모두 세상을 떠난 지금, 나의 탄생이 이 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태어났습니까?"에 대한 내용은 많은 책에 적혀있지만, 스스로 내 이야기를 말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내가 평범한 인생을 보내게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신 말이 맞았습니다.

 

저는 지금 브리스톨에서 평범한 일을 하며, 2명의 평범한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덧붙여, 나 자신은 자연 임신했기 때문에 IVF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IVF로 태어난 사람들도 당연하지만 다름 사람들과 똑같습니다. 착안 아이도 있고 나쁜 아이도 있으며, 총명한 아이도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저를 검사했던 의사가 처음 내뱉은 말은 "보통 아기"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고 나서도 나는 보통의 여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평범한 인간입니다. 단지 태어남에 있어, 과학의 힘을 조금 필요로 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