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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화.애니메이션

인간의 어두움이 그려져 더 무서운 공포영화 11작품

우리들이 공포영화를 즐기다 보면, 때론 그곳에서 나오는 괴물들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그런 영화 속에 나오는 괴물들일까요? 아니면 그런 괴물보다 못한 인간들일까요?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나약함과 질투심, 그리고 집단적인 방황심리와 잘못된 호기심까지…… 오히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알던 괴물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아닐까요?

이런 질문과 함께 공포영화를 빙자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영화 11가지”를 모아봤습니다.



 

 

1. 렛미인 (Let The Right One In, 2008)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던 소년 ‘오스칼’. 어느 날 옆집으로 이사온 뱀파이어 ‘이엘리’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오스칼은 이엘리를 향한 사랑과 계속되는 괴롭힘으로 인해 ‘밝음’과 ‘어둠’을 함께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오스칼을 향한 괴롭힘은 점차 극을 향해 나아갔고, 결국 죽음의 위기까지 느낄 정도로 치닫게 됩니다. 그 후, 이엘리의 도움을 받은 오스칼이지만, 결국 뱀파이어인 이엘리 이외에 그 누구도 오스칼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는 점은 무서운 사실이지요.

아마 오스칼의 눈에 비쳤던 인간의 모습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술만 마시면 망나니가 되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기쁨을 느끼는 그런 최악의 동물로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2. 내 친구 파이도 (Fido, 2006)

좀비를 원격으로 조종 가능한 목걸이가 발명된 후, 이 시대의 사람들은 좀비를 점차 노예나 애완동물쯤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중산층 가정에서는 좀비를 기른다는 것이 최신 가전제품을 사는 것처럼 유행하게 되지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좀비를 눈앞에 두고도 차별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서슴없이 보여줘, 자신과 다른 존재라면 어떤 언행도 상관없다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머니 ‘헬렌’은 얼핏 보면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남편의 죽음 앞에서도 그저 어리둥절하고 멍한 모습만 보이는 마치 감정이 사라진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인간의 더러운 부분이라 말한다면 과장된 것일 수도 있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좀비 ‘파이도’의 착한 마음과 가족을 생각하는 그의 애정을 바라보며,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을 느낄 수 가 있었습니다.

 

 

3. 좀비 스트리퍼스 (Zombie Strippers. 2008)

가까운 미래, ‘조비 부시’는 4번째 임기에 들어서고, 세계 각국은 전쟁이 벌어집니다.

정부는 병사부족이란 골머리를 앓다가, 좀비 바이러스란 해결책을 만들게 됩니다. 1번 죽었던 병사를 좀비로 부활시켜 다시 싸우게 만들려는 계획이었지요. 좀비 바이러스는 삼엄하게 관리되었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 명의 군인이 탈주하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도망친 군인은 스트립쇼를 하는 가게에 들어서 스트리퍼를 물게 되고, 군인에게 물린 스트리퍼는 좀비로 변하게 됩니다. 좀비에 물려 지치지 않는 체력을 얻게 된 스트리퍼는 끊임없이 춤을 추며 관객을 매료시키는 스트리퍼 좀비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춤을 감상하던 관객을 물게 되고, 차례대로 좀비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좀비 스트리퍼의 인기를 그저 돈벌이로 생각한 사장은 좀비로 인한 피해자가 생겨도, 좀비 스트리퍼들이 관객에게 얻는 인기를 부러워해 스스로 좀비가 되려는 다른 스트리퍼의 행위에도 눈을 감고, 그저 사리사욕만을 채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돈과 인기, 위기상황에서도 자신만의 욕구를 충족하려는 인간 이하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묘사한 작품입니다.

 

 

4. 캐빈 인 더 우즈 (The Cabin in the Woods, 2012)

마지막 라스트 씬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존재의 등장으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이 영화는 ‘고대 신’에게 5명의 제물을 바치고 지구를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전문 집단이 등장합니다.

이 집단은 매년 열리는 이 연례행사(?)에 무료함을 느끼고, 제물이 되는 사람을 어떤 괴물이 죽이는가에 심심풀이 내기를 걸거나, 목숨을 잃게 되면 축하의 건배를 나누기도 합니다. 특히 젊은 여성이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스크린에 비추고 있음에도, 모두들 아무렇지 않은 듯, 축배를 드는 장면은 인간으로서 미치지 않는 이상, 정상이 아니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5. 마지막 겨울 (The Last Winter, 2006)

영화의 이기심으로 결국 지구가 인간에게 송곳니를 드러낸다는 설정.

이 영화 속에 묘사되는 인간은 지구를 서서히 위협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로 그려집니다. 결국 지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인간과 싸운다는 내용이지요.

영화에 등장하는 괴생명체들은 인간들을 죽이고, 마지막 뉴스에서는 이런 재해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합니다.

“~지구를 위해”, “~자연 때문에”라며 입을 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오랜 세월 인간을 지켜보던 지구의 입장에서 따져보면 “너희들만큼 어두운 존재도 없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6.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3 - 시체들의 날 (Day Of The Dead, 1985)

좀비 영화의 거장 ‘조지 로메로’ 감독의 이 영화는

“아무리 작은 인간사회도 소통의 부재는 혼란과 붕괴만을 일으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플로리다 주 근처에 있는 지하벙커로 대피한 과학자와 군인.

과학자들은 좀비 바이러스의 치료나 그들을 제압할 방법을 연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식량은 줄어들게 되고, 연구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게 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생존자들끼리의 분쟁이 반발합니다.

인간은 아무리 어려운 위기상황에 빠져있어도,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력할 수 없는 슬픈 생물이라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7. 데드걸 (Deadgirl, 2008)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젊은 남학생들이 감금되어 있던 존비소녀를 성적대상으로 학대한다는 내용의 아주 기분 나쁜 영화. 이미 이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분이 넘치지만, 좀더 자세히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을 읽다 기분 나쁜 감정이 들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기를……

별다른 뛰어남은 없지만, 멋을 부릴 나이의 사춘기 남학생 ‘리키’와 ‘제이티’.

둘은 폐허가 된 정신병원의 지하실에서 상처투성이로 감금되어 있던 여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상치 못한 일에 얼떨떨한 상태에 빠지지만, 이내 여성이 미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자신들의 성적 욕구를 채우는데 이릅니다.

저항하던 여성을 폭력으로 휘두르던 제이티는 점점 그 폭력성이 짙어지고, 결국 여성을 향해 총을 쏘게 됩니다. 그러나 총을 맞고도 멀쩡한 여자…… 둘은 그 여자가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들은 그 여자를 ‘데드걸’이라 부르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여자를 찾아냈다고 믿게 된 제이티는 그녀를 매일 성적욕망을 채우는 도구로 여기게 됩니다. 리키는 그런 도를 넘은 행동에 염증을 느끼게 되고, 진심으로 그를 혐오하게 됩니다.

한편, 제이티는 어느새 지하실을 지배하는 왕이 된 듯, 행동하며 또 다른 친구들에게 대가를 받고 데드걸을 보여줍니다. 그러다 데드걸에게 감염이 되면 똑같이 죽지 않는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평소 마음에 품었던 동급생 소녀를 자신의 뜻대로 만들려는 이유로 데드걸이 있는 지하실로 유인합니다.

이 극악무도한 일련의 행동은 어쩌면 제이티의 부족했던 자신감과 채울 수 없었던 외로움, 그리고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좀비를 애완동물이나 노예와 같은 학대대상으로 여기는 영화는 꽤 있었지만, 이만큼 특별한 존재로 대하는 영화도 드믑니다.

 

 

8. 28일 후 (28 Days Later, 2002)

전염성이 매우 높은 분노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세계는 붕괴됩니다. 정부의 기능은 이미 마비되었고, 그런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들은 맨체스터 근처에 일부 살아남은 군인들이 만든 군사기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곳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안전할 줄 알았던 그곳에서 군인에 의해 여성의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사건의 발단은 군대를 지휘하던 ‘웨스트 소령’으로, 그는 사람들을 지휘하는 수단의 하나로 남성의 성욕을 이용한 것입니다.

웨스트 소령은 기존의 사라진 문명을 재건하려는 목적이었겠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죽는 것도 사는 것도 모두 무서운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9. 미스트 (The Mist, 2007)

폭풍이 다녀간 후, 슈퍼마켓에 방문한 사람들을 덮친 안개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

혼란관 공포 속에서 광적인 모습을 보이는 ‘카모디 부인’은 이를 아마겟돈의 시작이며, 세상의 종말이 초래했다고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듭되는 수수께끼 생명체들의 습격. 극한 상황에 내몰린 사람들은 어느새 무시했던 카모디 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성을 잃은 불안을 틈타 순식간에 신자를 늘리기 시작합니다.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물을 바쳐야 한다는 믿음과 함께 말이지요.

판단력을 잃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를 제물로 하려는 무서움. 그리고 마지막에 보여주는 충격적인 엔딩까지…… 진정 극한 상황이란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거겠지요.

 

 

10.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1931)

우리들은 프랑케슈타인을 몬스터로써 두려운 존재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가 막 태어났을 때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했던 그런 괴물이 아닌, 그저 착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착각과 결정적인 조수 ‘프리츠’의 잔학성이 더해져, 결국 프랑케슈타인은 흉표화되고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맙니다. 만약 ‘프리츠’가 프랑케슈타인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았고, ‘박사 프랑케슈타인’이 ‘괴물 프랑케슈타인’의 행동을 착각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알던 괴물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요.

결국 ‘괴물 프랑케슈타인’은 오만한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런 인간에 의해 괴물이란 명예가 덮씌워졌으며, 괴물퇴치란 명분하에 인간들의 손에 산채로 불에 타 죽게 됩니다.

※’박사 프랑케슈타인’은 자신의 피조물에게 자신과 같은 ‘프랑케슈타인’이란 이름을 붙여줍니다.

 

 

11, 마터스: 천국을 보는 눈 (Martyrs, 2008)

목적을 위해 젊은 여성을 감금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고문을 자행하는 정체불명의 집단.

그들의 목적은 고통의 끝에 보이는 죽음의 또 다른 뒷면에 보이는 모습에 대한 호기심뿐입니다. 그리고 단지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죄도 없는 여성에게 그렇게 고통을 주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사람을 희생시킨다는 점. 게다가 그것이 집단이라는 소속에서 정당화 될 수 있다는 모습이 당연하게 그려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리

이 중 인간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드러낸 영화는 무엇일까요?

저는 영화 ‘미스트’의 광적인 인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지도자를 만들고, 그 사람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는 불특정 다수의 인간들. 평소라면 보호받아야 할 어린아이를 제물로 만들려는 판단력도 없는 움직임. 특히 그것이 슈퍼마켓이라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평범한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