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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화.애니메이션

사운드 자체에 의미 있는 가치 있는 영화 10가지 소개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그 사운드가 주는 박력에 압도되어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가, 집에서 TV 스피커로 감상해보면, 막상 당시의 인상적인 느낌은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꽤 있지 않나요?

아마 그래서 사람들은 영화를 볼 때, 영상에 주목하고, 감동적인 장면은 머릿속에 남기기도 하지만, 영화가 주는 사운드의 감동은 그 순간일 뿐, 후에 거론하는 경우는 거의 없나 봅니다.

물론 극장과 비슷한 소리를 즐길 수 있는 음향 시스템인 서라운드 시스템(이른바 홈시어터)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기에 결국

"영상과 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소리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의~" 느낌만으로 영화 작품을 바라보게 됩니다. 한 마디로 사운드를 버리는 거겠지요.



하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소리에 가치를 둘만한 영화 10가지"를 보고 나면, "이 영화의 사운드를 듣고 싶다!"라는 기분이 들지도 모릅니다. 음향이 오히려 주인공격인 이들 영화 때문에, 서라운드 시스템을 무리해서 구입할지도, 혹은 좋은 헤드폰을 사서 듣고 싶은 감정이 들지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 Saving Private Ryan (1998) 

라이언 일병 구하기: Saving Private Ryan (1998) 너무도 사실적인 리얼함에 전쟁을 겪어본 사람은 두려움에 빠질지도

전쟁 영화는 장르의 특성 상, 사운드에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뛰어난 평가를 받는 것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입니다.

스토리텔링의 핵심 포인트가 되고 있는 이 영화의 사운드를 디자인한 사람은 「쥐라기 공원」에서 공룡 목소리를 탄생시켜 아카데미 상을 5차례나 수상한 'Gary Rydstrom'입니다.

스필버그 감독은 'Gary Rydstrom'에게 기존의 할리우드 스타일을 버리고 리얼한 총격전의 사운드를 주문했습니다. 이에 'Gary Rydstrom'은 진짜 총을 사용하여 총소리를 녹음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 2차 세계대전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여담으로, 이 사실적인 묘사 추구는 음향에만 그치지 않고, 배우들의 감정에도 몰입시켰습니다. 한 명의 병사를 구출하기 위해 편성된 팀의 심정을 이해시키기 위해 라이언 역을 맡은 '맷 데이먼'을 제외한 배우들을 실제 신병 훈련소에 10일동안 참여시켰습니다. 실제로 가혹한 훈련을 받은 배우들은 촬영이 시작할 즈음에 이미 마음도 지쳐 황폐해져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맷 데이먼'은 촬영에 참가했을 때, 왠지 모를 위험을 느낄 만큼 어두운 분위기였다고 했습니다.

 

특전 유보트: Das Boot (1981)

특전 유보트: Das Boot (1981) 길고 힘든 촬영을 연상시키는 듯한 영상의 색채감

1981년에 공개된 독일 잠수함을 무대로 한 전쟁 영화. 이 영화의 무대가 되는 잠수함 세트의 내부는 굉장히 좁았고, 그 잠수함 세트를 움직이는 2대의 자이로스코프는 너무 시끄러워서, 사실상 사운드 녹음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거의 모든 소리는 '애프터 레코딩'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좁은 잠수함 내에서 울리는 소리를 통해 선원들의 공포를 그리는 장면은 매우 가치 있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습니다.

 

M (1931)

M (1931)살인 장면은 보여주지 않지만, 그것을 상상하는 무서움

'프리츠 랑' 감독의 발성영화 「M」은 영화 분량의 2/3가 토키(talkie), 1/3이 조용한 침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화가 전혀 오가지 않는 시퀀스는 오히려 대비적인 강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프리츠 랑' 감독은 보이스오버(Voice-Over, VO) 나래이션 등, 현재는 당연하게 사용하는 음향 연출 기법의 선구자로, 본 작품은 1931년 당시 매우 참신한 수법이 몇 개나 도입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특히 유명한 것은 BGM을 사용하지 않고, 「에드바르 그리그」의 음악 「페르퀸트」의 한 구절 「산속 마왕의 궁전에서」을 영화에 등장하는 살인자가 휘파람으로 부는 장면입니다. (정작 살인범 역의 '피터 로어'는 실제로 휘파람을 불지 못해, 감독의 아내이자 각본을 맡았던 '테아 폰하르보우'가 담당했습니다)

이 휘파람은 관객이 살인범을 바라보는 주요한 포인트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액션과 서스펜스의 환기를 시켜주는 역할도 했습니다.

사운드가 있는 영화가 처음 등장하고 4년 만에 공개된 본 작품은 'Paul Falkenberg'와 'Adolf Jansen'의 면밀히 계산된 편집 덕분에 "영화는 시각을 즐기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보이스오버(Voice-over)는 영화와 TV 등에서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화자의 목소리 (내레이터의 서술 등)를 가진 표현 방식이다.

 

잠입자: Stalker (1979)

잠입자: Stalker (1979)SF장르지만, SF느낌은 거의 전무한…

'안드레이 타크로프스키' 감독의 예술 영화 「잠입자」는 '구역'이라는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장소에 안내하는 '스토커'와 그 구역에 가고 싶어하는 두 사람의 의뢰인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욕망, 신앙 등을 그린 작품입니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스토커'란 말의 의미와 다릅니다)

감독은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소리의 발생지를 화면에 노출시키지 않고, 순수하게 소리만으로 무엇이 다가오는지, 무슨 사건이 벌어지는지, 잠재적 의식을 통한 예술적인 표현을 완성시켰습니다.

소리란 사실 눈앞에 움직이는 화면에서 들리는 것이 아니라, 마치 우리가 어딘지 모르는 장소에서 들리는 것이다. 라는는 관점에서, 소리 자체를 음악처럼 분위기로 만들어낸 본 작품은 사운드 자체만으로 매우 예술적인 감상이 가능한 작품입니다.

 

A Man Escaped <사형수 탈출하다> <바람은 예측할 수 없다> (1957)

A Man Escaped <사형수 탈출하다> <바람은 예측할 수 없다> (1957) 관객도 탈옥범의 긴장감과 긴박감을 경험하다

독일군 점령지역 '리옹'에서 독일군에 잡혀 감옥에서 사형 선고를 기다리는 레지스탕 "퐁텐느' 중위의 탈옥을 그린 이 영화는, 한국에서 「사형수 탈출하다」, 「바람은 예측할 수 없다」라는 두 가지의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사운드는 단순히 듣는 것보다 의미적인 측면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벽에 귀를 기울여 헛기침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탈출 준비를 할 때 나는 소리를 숨기기 위해 경비병의 발소리에 맞추는 등…

항상 소리를 초점에 두고, 관객은 주인공이 듣는 소리를 같이 들으면서, 주인공이 느끼는 경험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절정의 15분에 걸친 탈출 장면에서 독일군 경비병의 발소리와 목적을 위해 저지르지 않으면 안 되는 살인까지의 흐름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만큼의 긴장감을 전해줍니다. 특히 후반부에 등장하는 열차소리에 맞춰 경비병을 죽이는 장면은, 관객에게 일부러 중요한 장면을 숨겨, 더한 긴박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비티: GRAVITY (2013)

그래비티: GRAVITY (2013) NASA의 막대한 협력을 통해 우주 비행사의 리얼감을 추구

우주의 고요함과 슈트라우스의 아름다고 역동적인 음악의 대비로 표현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관객에게 충격을 주는데 성공했습니다.

흔히 영화에서 사용하는 사운드 기법 중, 시간이 정지된 듯 아무런 소리도 들려주지 않는 고요함을 연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2013년 개봉한 '그래비티'는 이런 기법을 매우 훌륭하게 표현한 영화입니다. 그래비티의 사운드 디렉터 '글렌 프리맨틀'은 공기가 존재하지 않은 우주공간에서 가장 리얼한 사운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실제로 들을 수 있는 소리는 몸을 통해 직접 진동으로 전도되는 소리뿐이라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귀를 막으면 외부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본인이 직접 말하는 소리는 머리에서 울리듯 들립니다. 마찬가지로, 귀를 막아도 내 몸이 어딘가에 부딪치거나 누군가 내 몸을 건들면 그 소리는 내 몸 속에서 울리듯 들립니다. 바로 그런 소리들…)

영화의 시작은 고용하게 아무런 소리가 없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실제 들리는 소리는 '산드라 블록'의 숨결이나, 고동, 통신장비를 통해 귓속으로 직접 들어오는 소리 등, 모두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 뿐입니다. '조지 클루니'나 '산드라 블록'이 직접 언급되지 않으면, 어떤 부딪치는 물체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도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비티는 처음 13분, 우주 쓰레기의 박력 있는 충돌 뒤로, 긴장한 듯 '산드라 블록'의 거친 호흡에 집중시키면서, 관객에게 우주를 체험시킨다는 본 작품의 콘셉을 관철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직접 몸을 통해 전달되는 소리 외에도 사운드 팀은 소리를 만들 필요는 있었습니다. 그들은 파리 교외의 스튜디오에서 연주에 쓰이는 기타를 물속에 넣고, '기타 줄'을 다양한 물건으로 문질러 소리를 발생시키고 이를 수중 녹음기를 사용해 녹음했습니다.

여기에서 녹음된 소리의 일부는 '산드락 블록'이 낙하산을 잡는 장면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스타워즈: Star Wars (1977)

스타워즈: Star Wars (1977) 의뢰를 받은 버트는 밖에 나가 현실적인 소리를 담아오기 시작했다

「스타워즈」의 사운드를 탄생시킨 사람은 현대 영화 음향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사운드 디렉터 '벤 번트(Ben Brutt)'입니다. 그는 녹음하고 편집하는 일에 맞추어,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던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 갔습니다.

당시 남 캘리포니아 대학의 대학원생이었던 그는, "신시사이저로 소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생생한 소리를 들려달라."는 조지 루카스의 주문을 받고, 믹서 등이 놓여져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소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스타워즈에서 봤던 Imperial Walker는 기계공의 펀치 프레스. TIE-Fighter는 코끼리, 츄바카는 해마를 비롯한 여러 동물, 광선검은 TV와 프로젝터를 통해 탄생한 생생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월-E: Wall-E (2008)

월-E: Wall-E (2008) 버트는 포스트 프로덕션 (Post-production)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서도 정밀한 작업을 진행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29년 후, '벤 버트'는 다시 로봇소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실사 영화와 달리 애니메이션인 '월-E'에는 약 2500가지의 엄청난 수의 소리가 필요했습니다. (스타워즈의 소리는 약 1000가지)

특이 이 영화에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아야 하는 장면은 초반 30분으로, 주인공 '월-E'와 '이브'의 만남을 통한 감정이었습니다. 말을 하진 않지만,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를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특히 음향이 매우 중요시 되었습니다. '버트'는 2005년부터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다시 가공하는 작업을 통해 유아들이 사용하는 듯한 말투로 '세계 공통어'같은 로봇 언어를 만들었습니다.

'월-E'의 사운드 제작과정을 통해 '버트'의 소리를 만드는 감각에 대한 능력을 실감할 수 있는 일화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한가지가 바로, '월-E'가 움직이는 소리입니다. 그는 「Island in the Sky (1953)」에 등장하는 핸드 크랭크 발전기를 보고, '월-E'가 움직이는 소리에 사용하면 좋겠다 생각하고 e-bay를 통해 1950년 식 신품을 입수했습니다. 그 외에도 '이브'의 비행소리는 3m 크기의 비행조종용 제트기를 이용했고, 프라즈마 포는 사다리에 매달아 놓은 스프링 장난감을 팀파니에 부딪치는 아이디어에 사용했습니다.

※포스트 프로덕션 (Post-production):
방송이나 패키지 미디어 등의 영상 작품, 영화 제작의 촬영 후 작업의 총칭. 이 작업을 담당하는 스튜디오 혹은 제작회사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이레이저헤드 (Eraserhead, 1977)

이레이저헤드 (Eraserhead, 1977) 이 소리에 견딜 수 없어 시청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다

소리를 이용해 커뮤니케이션을 표현한 것이 '월-E'라면, '데이빗 린치' 감독의 「이레이저헤드」는 소리로 분위기를 표현한 영화입니다.

당시 감독은 영상에 관해서도, 음향에 관해서도, 거의 지식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음향은 영상과 동일하게 중요하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담요를 사용해 스튜디오를 방음하고, 사운드 디자이너 'Alan Splet'과 함께 1년에 걸쳐 다양한 사운드를 시험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사운드는 듣는 사람을 마치 고문하는 것 같은 위압감을 안겨줍니다. 악몽 같은 내용과 사람을 미치게 만들 것 같은 사운드의 조합은 지금도 심야상영 영화의 기본적인 작품이라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컨버세이션: The Conversationi (1974)

컨버세이션: The Conversationi (1974) 코폴라 감독이 대부로 유명해지기 전에 구상된 작품

사운드 디자이너 '월터 머치'는 '코폴라' 감독의 「대부2」 「지옥의 묵시록」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그 중 가장 크게 기여한 작품이 바로 「컨버세이션: The Conversation」입니다.

본 작품의 이름 그대로, 사운드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하는 것이 이 작품의 메인입니다.

작품의 주인공인 '해리'는 도청 전문가로 광장에서 밀회하는 남녀의 대화를 도청하는 내용의 흐름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 '해리'는 물론 관객들에게도 처음에 녹음된 테이프를 잔소리라 여겨질 만큼 끈질기게 여러 번 반복해서 들려주는데, 이를 통해 테이프에서 들려주는 사소한 소리 하나하나가 스토리를 구성하는 작은 열쇠라는 믿음을 줍니다.



아마 이토록 관객에게 '듣는'것을 강요하는 영화도 드물다는 생각이 듭니다.

흥행 성적으로만 따지면 성공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작품이지만, '코폴라' 감독이 각본을 직접 쓴 작품이며, "자신의 경력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밝혔고, 평론가들의 평판 역시 뛰어난 서스펜스 영화입니다.

또, 앞서 잠시 언급한 사운드 디자이너 '월터 머치 (Walter Murch)'가 편집에 참여하고, 엔딩에 관해 조언해, 지금의 형태로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그를 이 영화의 '공동 제작사'라고 부르는 평론가도 있습니다. 음향의 아름다움 뿐만이 아니라 사운드 디자이너가 제작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당당히 1위를 장식할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