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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가 속편을 거듭할 수록 무섭지 않는 이유

많은 사람이 공포 영화의 속편을 기대하지요? 특히 1탄에서 너무 재미있게 본 작품이라면 거의 확실하게 속편도 챙겨보게 됩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내용이 진부해지는 '수치스런운 작품'이 나와도 말입니다……

 

그나저나 왜! 공포영화의 속편은 거듭할수록 약해진다는 느낌이 들게 될까요?

 

대략적인 내용을 예측할 수 있어서? 패턴화된 진행? 기존에 나왔던 인물의 재등장? 다양한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공포 영화가 속편을 거듭할수록 무섭지 않은 이유 7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1) 오리지널 작품의 감독이 만들지 않는다

대부분 공포영화는 속편을 만든다는 전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판타지'나 '스파이'와 같은 장르와 달리, 1탄에서 감독을 맡았던 감독과 끝까지 같이하며 만들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렴한 제작비로 완성된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많은 속편도(물론 이 작품의 경우 모든 속편이 히트한 거로 평가받지만…), '에단 호크'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살인소설 (Sinister)」같은 작품도 마찬가지로……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나이트 메어」의 거의 모든 속편도 다른 감독이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리지널 감독이 가진 그 특유의 공포스런 분위기가 지속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입니다.

 

 

2) 친밀감이 오히려 경멸을 낳는다

 

같은 감독이 만들더라도 변화가 필요

 

「호스텔1과 호스텔2」, 「이블데드1과 이블데드2」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1탄의 감독이 그대로 이어받아 속편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두 시리즈의 평가는 전혀 다르지요.

'일라이 로스' 감독은 고어와 고문을 사랑하고 그 묘사에 정평이 나 있는 감독이지만, 관객들은 고문과 성인물의 그 특유 느낌을 그대로 넣은 호스텔1과 2를 같은 선상의 동급으로 놓는 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샘 레이미' 감독은 이블데드 시리즈를 3개나 찍었지만, 모든 시리즈를 각각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1탄은 공포에 다크 코미디의 요소를 넣었고, 2탄에서는 공포 패러디를, 3탄에 이르러서는 코미디 호러의 요소를 더했습니다.

'샘 레이미' 감독은 같은 방법으론 관객을 3번 놀라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겠지요. 장르를 코미디로 옮기며 시리즈의 인기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3) 속편을 어느 정도 만들다 보면,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의욕을 잃게 된다

리부트 작품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제작자 입장에선 "좋은 작품으로 다시 주목해 주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마음으로 제작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꼭 그렇다고 할 수 없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지만,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제작자는 "좋은 작품을 만들려는 노력을 그만두고,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오리지널 1탄의 작품과 동떨어진 것"을 만들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시리즈를 '예술'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지고 "얼마나 흥행할 수 있을까?"라는 숫자에만 신경 쓰다 보니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졸작을 충격적인 포스터나 DVD 커버 아트로 관객의 눈을 속이며 강매시키곤 하지요.

 

 

4) 관객은 이미 '무엇'인지 알고 있다

 

관객이 먼저 예상해버리는...

 

「영화 에이리언 (Alien)」에 등장하는 외계인 항상 궁금한 존재이고, 항상 새로운 형태로 관객에게 놀라움과 공포를 줍니다. 우리는 영화 속 캐릭터와 같은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에이리언 (Alien)」 시리즈의 속편을 만드는 법이 매우 스마트해서 가능한 것이지요. 시리즈의 속편이 이어져도 이전 이야기를 그대로 둔 채 진행합니다. 속편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외계인의 존재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외계인의 존재를 관객만큼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관객과 한 도착점에 도달할 때까지 줄줄이 지켜볼 필요가 없는 거지요.

 

다른 시리즈 작품을 보면 좀처럼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속편에서 보기 시작한 사람도 즐길 수 있도록 등장인물이 '울고 비명 지르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여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이 지나갈 때까지 오리지널 1탄을 알고 있던 관객들은 그동안의 지루함을 달래지 않으면 안 됩니다.

 

 

5)빌런(악역)이나 괴물의 비밀 아닌 비밀

악역은 신비하고 무언가 베일에 휩싸여 있어야 매력적인 캐릭터가 됩니다.
기억해보세요! 처음 스크린에서 '한니발 렉터(양들의 침묵)'나 '마이클 마이어스(할로윈)', '노먼 베이츠(싸이코)'를 봤을 때,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어떤 과거를 갖고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졌을 무렵을……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퍼즐처럼 조합하고 상상했던 것이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공포영화의 속편에선 이런 악역의 비화나 과거가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패턴으로 공포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비밀에 싸여있던 악역을 현실로 데러 나와 '출생의 비밀' 등을 말해줌으로써 새롭게 보는 관객에게 부들부들~ 두려움을 주려는 것이 목적이었겠지요.

그러나 앞에서도 밝힌 것처럼 악역은 그 무언가 알 수 없는 비밀이 있으므로 무서운 것입니다. 악역의 모든 정보가 노출된 순간부터 두려움은 반감되어 버립니다.

 

형편없는 의상에, 아마추어가 해 준듯한 메이크업, 진부한 애니마트로닉스(Animatronics), 보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예상되는 "어쩔 수 없이 악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던 과거…"

우리의 상상으로 낳을 수 있는 공포, 그 이상의 것은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없습니다.

 

 

6) 멋진 영웅조차 가치를 잃어 관객에게 공감 받을 수 없게 된다

 

캐릭터에 대한 신선함이 사라진다

 

공포영화에는 훌륭한 영웅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영화 에이리언」의 '엘렌 리플리'와 「영화 이블 데드」의 '애쉬' 말입니다.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관객은 그들이 놓인 위기상황에 익숙해져 버립니다. 영화 「할로윈」의 사랑받는 여주인공 '로리 스트로드'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녀에 대한 동정심을 결국 희미해지고, 아무리 절규해도 보는 관객은 더는 두근거리며 조바심을 가리지 않고, 결국은 그저 단순히 "쟤도 결국은 고깃덩어리가 되겠…"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게 됩니다.

거기까지 가면 극 중 비록 죽어버렸다 해도 신경 쓰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7) 관객의 감각이 마비되어 버린다

 

충격이 지속된다는 것은 어렵다

지금까지는 영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이번에는 인간의 감성에 대해 언급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어떤 무엇에도 '익숙함'이란 것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을 놀라게 하거나 무섭게 만들려면 항상 '새로움'이 요구됩니다.

 

다행이 공포라는 장르는 접근 방법이 다양해서 항상 새로운 방법으로 우리의 감정을 공격하고 불안과 공포, 위협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무서운 개념이라도 인간은 익숙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좋은 예가 영화 「지네인간」이 아닐까요?
이 영화는 인간의 입과 항문을 이어 붙여 지네처럼 만든다는 생각으로 사람의 머릿속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끔찍한 콘셉트의 작품입니다(역겨울 생각이 들 정도로…). 본 작품은 '3탄'까지 만들어졌지만, 관객이 속편을 보며 1탄의 존재를 처음 봤을 때와 같은 충격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공포영화를 본 후, 느꼈던 공포감이 있는 채 침대 아래로 고개를 내려보거나, 괜히 운전 중에 백미러로 자동차 뒷좌석을 힐끔 보거나, 자기 전 불을 끄는 것이 겁이 났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감각일 뿐이지요. 우리는 바로 일상으로 되돌아갑니다.

안타깝게도 공포영화의 무서움이란 것은 우리의 '익숙함'을 넘을 수 없습니다.